못난 아빠 재혁과 그의 동생 재필
놀이공원에서 아이들과 아내를 보며 고생하고 있는 듯한 아빠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는 언뜻 아빠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남자는 이들의 아빠가 아닙니다. 그는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으로 대형병원 김원장의 부탁을 들어주며 일종의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원장의 비위 맞춰주기입니다. 재혁은 힘들게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터덜터덜 돌아갑니다. 집으로 들어간 그는 다짜고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동생 재필에게 화를 냅니다. 그것은 몇 달 전 동생 재필의 권유로 모든 재산을 주식에 쏟았지만 망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재필의 권유였다고 하지만 결국 스스로의 결정으로 재산을 전부 날려놓고는 자식들에게 화풀이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애쓰는 아내에게도 버럭 짜증을 내는 그는 못난 아빠이고 못난 남편입니다. 주식을 권유했던 동생 재필도 이 모든 것이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재필은 여자친구인 연주를 만나고 괜찮은 주식이 있으니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며 권유합니다.
갑자기 발견되는 시신
다음날 아침 형사였던 재필은 급한 연락을 받습니다. 사람이 강에 빠져서 죽었다는 신고를 받은 것입니다. 물은 깊지 않았고 익사도 아닌 것이 아주 특이한 사건입니다. 통통하고 평범한 체격의 여자가 하룻밤 만에 영양실조처럼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발견이 됩니다. 얼마 뒤 영상실조의 모습을 한 시체들이 전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끔찍한 모습의 시체들이 전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계속해서 시신들이 발견되자 재필에게는 강원로도 출장하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강원도에서 먼저 발견된 여자시신의 가족. 그러니 그녀의 남편과 아이들이 오늘 아침에만 해도 멀쩡했는데 갑자기 시신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가족을 조사하다 보니 올해 강원도의 어느 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한 사진을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재필은 하는 수 없이 강원도로 출발합니다.
한편 재혁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죽어나가지만 김원장의 비위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객들에게 알랑방구 뀌며 골프를 칩니다. 그런데 같이 골프를 치는 김원장이 조금 이상합니다. 골프는 치는데 캐디의 말을 듣지 않을뿐더러 계속해서 물만 찾고 안색도 좋지 않습니다. 김원장은 며칠 전부터 그렇다며 대수롭지 않게 대꾸합니다. 이내 김원장은 갑자기 물에 뛰어들어서는 살려달라고 소리칩니다.
한편 강원도에 간 재필에게 마을 이장은 열변을 토합니다.
계곡의 주변에는 화학 공장이나 폐기 처리시설도 없다고 합니다. 휴가철이면 휴양객들이 전국에서 엄청 많이 오는데 물속에 무언가 있을 리가 없다 말합니다. 그날 밤 재필은 주변 탐방을 마치고 차에서 잠을 청하게 됩니다.
그날 강원도뿐만 아니라 제천, 고창, 문경, 충주 등 강을 끼고 있는 도시에서 시체들이 많이 발견됩니다. 유가족들과 이웃들의 증언을 들어보자면 사망자들은 몇 개월 전부터 식욕이 과다할 정도로 아주 왕성했으나 섭취량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체중은 늘지 않았다 합니다. 또 사망 3주 전쯤부터는 급격한 식용 부진이나 극심한 구갈 증상을 공통적으로 보였다고 말합니다. 국민들은 이것이 심각한 전염병일까 염려되고 전국은 공포로 물듭니다. 그리고 서울에 있는 한 아파트의 욕조 안에서도 시체가 발견됩니다. 그 시체가 있던 욕조엔 무언가 이상한 것이 같이 있었고 그것을 같이 조사합니다.
밝혀지는 사건의 전말
사건의 전말이 밝혀집니다. 그 해 여름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에 있는 계곡으로 몰렸고 그 계곡에는 연가시 유충이 수십만 마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유충들이 사람의 항문이나 입으로 들어가게 되어 사람을 숙주로 삼게 되는 겁니다. 끊임없이 영양분을 공급받고 성충이 될 때까지 살아남은 연가시는 성충이 되어 번식기가 됩니다. 그때 숙주는 이유 없이 갈증을 느끼고 구갈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그때 연가시는 몸 밖으로 빠져나가고 숙주의 몸속에서 장기의 일부처럼 붙어살던 기생충들이 한꺼번에 모두 빠져나가니까 숙주는 당연히 급작스런 카엑시 현상이 일어나며 쇼크로 사망하는 겁니다. 그리고 황박사는 시신들이 발견되었던 물속에 혹시 연가시의 유충이 있는지 조사를 명합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연가시는 번식 능력이 엄청나서 한 놈이 수십만 개의 알을 낳고 죽기 때문에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간 이유가 모두 연가시 때문이었다면 사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때 뉴스에 연가시에 감염된 사람들의 증상이 나옵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며 끊임없이 갈증을 느끼지만 자신이 그런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 주된 증상이라 합니다. 재혁은 불현듯 무엇인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바로 재혁의 가족들이 이와 같은 증상을 이미 보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전문가와 정부 관료가 모여 결론을 도출해 냅니다. 연가시는 장기 내벽에 달라붙어 있기 때문에 억지로 떼어내면 안 되고 오로지 약품으로 그것을 괴사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연가시 역시 기생충의 일종이므로 구충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병원에 구충제는 먹고는 보통을 호소하던 환자가 결국 죽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평범하게 열심히 살던 재혁은 자신의 가족들이 기생충 연가시의 숙주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채게 됩니다. 그러나 구충제는 위험하고 이렇다 할 특효약도 없는 상황에 재혁은 가족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 국가 재난 사태 역시 잘 해결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